STORY
#01
무겁던 화폭 너머,
갸니 리가 찾은 시선

안녕하세요, 갸니 리 작가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마음이 머무는 순간들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갸니 리입니다.
사랑과 일상에서 발견한 작고 엉뚱한 순간들, 그리고 좋아하는 것들을 저만의 시선으로 담아 그림으로 기록하고 있어요.


프랑스 낭트 보자르(École des Beaux-Arts de Nantes)
유학 경험이 지금의 작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프랑스에서 지낸 시간은 제가 어떤 작업을 하고 싶은지 찾아가는 데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처음에는 한국에서 서양화를 전공하다가 한 가지 장르에 머무르기보다 더 다양한 예술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21살에 프랑스로 떠났어요.
처음 2년은 패션학교에서 모델리스트를 공부했고, 이후 낭트 보자르에서 순수예술을 공부했습니다. 프랑스에서 패션부터 회화와 설치까지 여러 분야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제가 바라보는 방식도 많이 넓어졌어요.
보자르에서는 페인팅과 설치 작업을 하면서는 제 감정이나 생각, 철학 등을 깊이 들여다보는 작업을 많이 했는데, 때로는 그 과정이 굉장히 무겁고 고통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러다 조금 더 즐겁고 가벼운 방식으로 제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일러스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사랑이나 관계, 좋아하는 동물과 오브제, 일상에서 발견하는 작은 순간들을 유쾌하고 로맨틱하게 그리고 있어요.
돌이켜보면 프랑스에서의 경험은 특정한 스타일을 만들어줬다기보다,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고민하면서 결국 제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제 방식으로 표현하는 법을 알게 해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순수예술을 하다가 조금 더 즐겁고 가벼운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어 일러스트를 시작했다고 했어요.
일러스트를 시작하면서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이었나요?
일러스트를 시작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일상을
바라보는 방식이었어요.
예전에는 작업을 할 때 깊이 있는 주제나 특별한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대상을 찾았다면,
지금은 길을 걷다가 마주친 작은 장면이나 좋아하는 음식, 물건, 동물처럼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그림의 소재를 발견하게
됐어요.
제게는 평범했던 일상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조금 더
재미있고 사랑스러운 것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 같아요.

STORY
#02
Les morceaux
d'amour
사랑의 조각들

“사랑 없이는 살 수 없어요!”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아요.
작가님에게 사랑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사랑은 곧 살아 있다는 뜻이에요.
살아 있다면 영원히 사랑하게 될 것 같아요.
제가 눈길을 주고, 마음을 쓰고, 애정을 보내는 모든 것들을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나 자신을 아끼고, 가족이나 연인, 친구처럼
소중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순간뿐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바라보고 작은 것에 마음을 쓰며 평범한 하루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까지도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사랑이라고 하면 보통 연인을 먼저 떠올리지만,
작가님의 그림에서는 동물이나 오브제, 풍경, 음식처럼
훨씬 다양한 대상이 등장해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사랑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요?
저는 사랑의 범위에 딱 정해진 경계가 없다고
생각해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 좋아하는 물건, 음식, 어떤 장소나 계절처럼 내가 애정을 느끼는 모든 것이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봐요.
저는 아주 사소한 것들에도 애정을 느끼는 편이에요. 매년 여름이면 꼭 찾게 되는 과일이나 오래 사용해서 정이 든 물건처럼, 타인이 보기에는 별것 아닐 수 있는 것들도 나의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고 느껴요.
그런 작은 애정들이 모여 결국 하루를 이루고요.
그래서 제 그림에도 다양한 사랑의 대상이 등장하는 것 같아요.
수많은 일상의 순간 중에서도
유독 그림으로 남기고 싶어지는 장면이 있잖아요.
작가님의 마음이 머무는 순간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공통점은 ‘이 장면을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인 것 같아요.
눈이 마주쳤을 때의 떨림과 설렘,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을 때, 맛있는 것을 먹을 때처럼 엄청 특별하지
않아도 기록하고 싶은 사소한 순간들이요.

STORY
#03
갸니 리의 작품,
뚜누를 만나
일상이 되다

마음에 남은 순간이 한 장의 그림이 되기까지,
작가님은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작업할 때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도 궁금해요.
대부분 특별한 계획을 세워 소재를 찾기보다는,
일상에서 우연히 마주친 장면이나 그날의 기분에서
작업을 시작해요.
사진을 찍어두기도 하고, 머릿속에 남은 장면을
간단히 메모해두었다가 나중에 그림으로 발전시키기도 하죠.
그림을 그릴 때는 그 장면에서 느꼈던 감정이 잘 전달되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형태를 완벽하게 재현하기보다는 조금 과장하거나 단순화해
제가 느낀 분위기와 감정을 담고,
여기에 좋아하는 색과 디테일을 더해 ‘저다운 그림’으로
완성해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지금까지 작업한 그림들을 돌아봤을 때,
유독 오래 마음에 남아 있는 작품이나 장면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유독 마음에 남는 작업으로는 〈PAN!〉과 〈Les morceaux d’amour〉 시리즈가 있어요.
〈PAN!〉은 사랑이 때로는 결투처럼 시작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업이에요.
먼저 마음을 겨눈 사람이 이기는, 조금은 귀여운 사랑의 게임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여자가 날아오는 사랑의 총알을 피하고 있는 장면인데, 사랑의 설렘과 긴장감을 유쾌하게 풀어낸 작업이라 특히 기억에 남아요.
〈Les morceaux d’amour〉는 사랑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감정들을 하나의 단어로 정의하고, 그 감정을 하나의 장면으로 표현한 시리즈예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단어와
장면을 쌓아가며 ‘사랑의 단어 사전’으로
발전시켜보고 싶은 작업이에요.
이번 뚜누와의 작업을 통해 작가님의
그림이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어져 일상 속
여러 순간에 함께하게 될 텐데요.
작품을 생활 속에서 마주하게 될 분들에게
어떤 메시지나 마음을 전하고 싶으신가요?
제가 사랑했던 순간들을 담은 그림들이 제품이 되어 일상 속에 함께하게 된 만큼, 보는 분들의 일상도 조금 더 사랑스러워졌으면 좋겠어요.
제 그림을 통해 각자의 하루에서 사랑할 만한 순간을 하나씩 발견하셨으면 해요 :)

















































